(서울·포항=연합뉴스) 배진남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2025시즌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에서 '황선홍호' 대전하나시티즌이 이적생 골잡이 주민규를 앞세워 포항 스틸러스와의 천적 관계를 무려 15년만에 깼다.
대전은 15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포항을 3-0으로 제압했다.
대전이 포항에 승리한 것은 2010년 4월 24일 포항 원정 경기(1-0 )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그동안 대전은 포항과 18차례 맞대결에서 5무 13패에 그쳤다.
지난 1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0-4로 대패한 포항은 K리그1 개막전에서도 무득점 완패를 당하고 2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대전이 수세에 몰리던 경기 흐름을 바꾼 선수는 1999년생 윙어 최건주였다.
전반 31분 마사와 2대1 패스를 통해 페널티지역 왼 측면을 공략한 최건주는 반대편 골대 하단 구석을 보고 정확하게 깔아 차 포항 골문을 열었다.
2025시즌 K리그1 1호 골이었다.
전반을 0-1로 끌려간 채 마친 포항은 후반 4분 김인성이 오른발로 슈팅한 공이 골대 하단을 강타하고 튕겨 나오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대전이 울산 HD에서 활약하다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득점왕 출신의 스트라이커 주민규의 연속골로 승리를 굳혔다.
후반 41분 헤딩으로 자신의 시즌 마수걸이 골을 뽑은 주민규는 3분 후에는 역습 도중 오른 측면에서 넘어온 정재희의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첫 경기부터 멀티 골로 화려한 이적 신고식을 치렀다.
제주 SK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승 후보 FC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전반 14분 김준하의 선제 결승 골과 후반 11분 이건희의 추가 골을 엮어 2-0으로 이겼다.
이날 서울전은 제주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제주 SK'로 이름을 바꿔 치른 첫 공식 경기였다.
올해 챔피언 울산의 리그 4연패를 저지할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서울은 이번 겨울 영입한 김진수, 정승원, 문선민, 정승원을 선발로 내세우는 등 의욕적으로 제주에 맞섰으나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전반 14분 제주의 새내기 김준하가 양 팀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안태현의 크로스가 수비에 막혀 흐르자 김준하가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잡아 왼발슛으로 서울 골문을 열었다.
제주 유스 출신으로 숭실대를 다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제주에 입단한 2005년생 공격형 미드필더 김준하는 선발로 나선 프로 데뷔전에서 골 맛까지 보면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제주는 최전방 공격수 박동진이 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전반 37분 이건희와 교체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았으나 리드를 유지한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고는 후반 들어 11분 만에 한발짝 더 달아났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남태희가 반대편으로 길게 넘긴 공을 안태현이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이건희가 골문 정면에서 솟구쳐올라 헤딩으로 서울 골문에 꽂았다.
지난해까지 광주FC에서 뛴 이건희도 제주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서울은 후반 13분 제시 린가드가 골 지역 오른쪽 엔드라인 부근에서 오른발로 슈팅한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 속에 무득점 패배를 당해 시즌 첫판부터 체면을 구겼다.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광주FC와 수원FC가 '헛심공방' 끝에 0-0으로 비겼다.
올 시즌 첫 무득점·무승부 경기다.
광주가 7개, 수원FC가 5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데 그치는 등 양 팀 모두 공격 작업이 매끄럽지 못했다. 유효슈팅은 광주가 3개, 수원FC가 2개를 기록했는데 골라인을 넘어선 것은 한 번도 없었다.
팀의 2025시즌 첫 경기였던 ACLE 리그 스테이지 원정 7차전에서 산둥 타이산(중국)에 1-3으로 패했지만 16강 진출권은 손에 넣었던 광주는 시즌 2경기째 승리 없이 보냈다.